작업을 마치고-

2021-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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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 8개월 동안 이제까지 찍은 사진들을 정리했다. 작업시간이 애초 계획보다 1년 몇 개월이 더 걸렸다. 작업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필름사진이건 디지털사진이건 내가 촬영한 의도대로 원본 크기의 이미지로 만들어두는 것,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그렇게 만든 사진을 큰 화면으로 감상하기 좋게 슬라이드쇼와 동영상으로 편집하는 것이다. (동영상은 

작업 중에 추가했다)

 

필름스캐너로 스캔해 두었던 사진파일은 물론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컴퓨터에 띄워 필름에 묻어있던 먼지나 

스크래치를 제거하고 사진의 밝기 채도 명암 콘트라스트 등을 조절해서 가능한 한 사진내용에 충실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내가 없어도 누구라도 내 사진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작업한 사진은 한라산과 제주의 풍경 외에도 내 어릴 때의

 흑백사진을 복사한 이미지도 있고 히말라야와 알프스를 트레킹하면서 촬영한 사진도 있다. 내가 찍혔고 내가 찍은 내게 

관련된 모든 사진이 작업대상이다. 이 작업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이 작업을 위해 안경을 새로 맞추기도 했다. 다행히 

작업 전 아들이 선물한 SSD 컴퓨터는 크게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시작한 작업은 만 3년간 계속 되었다. 필름사진보다 중노동을 강요한 건 디지털사진이었다. DSLR로 촬영을 시작한

 게 2003년 5월부터인데 워낙 방대한 물량이어서 어떤 날은 하루 촬영분을 가지고 종일 씨름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2020

년) 3월 이 작업이 모두 끝났다. 꼬박 3년이 걸렸다. 작업을 하면서 워낙 많은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애초에 저장된 파일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슬라이드쇼는 내가 사진을 감상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만들었던 방식이다. 이제까지는 Full HD(1920*1080)로 만들었는데

 이번엔 UHD(3840*2160)으로 했다. 가로 세로가 2배씩 커졌으니 이미지크기로는 4배가 커진 셈이다. 그래서 편집을 

시작했는데 가능하면 TV 화면에 꽉 차도록 16:9로 만들었다. 3:2의 35미리 사진이거나 67포맷 또는 612와 617 포맷의 

사진들도 아래 위롤 자르거나 좌우를 잘라 편집을 하고보니 처음엔 화면에 꽉 차는 큰 사진이 보기 좋았는데 몇 번 보고 

나니 아무래도 어색한 게 도무지 내 사진 같지 않은 사진이 많았다. 거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67포맷의 사진과 617 파노라마

 사진은 촬영할 때 구도 자체가 다른데 그것을 TV화면에 맞춘다고 마구 칼질을 했으니 애초에 그런 생각을 한 내 잘못이다.

 그래서 원래의 포맷대로 좌우에 공간이 생기던 아래 위에 공간이 생기던 그대로 모두 다시 편집했다. 이렇게 슬라이드쇼 

편집에 두 배나 시간이 걸렸지만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그제서야 이게 내 사진이다 싶었다. 그렇게 만든 UHD급 

슬라이드쇼는 한라산의 4계 4개, 아름다운 제주 4개, 히말라야 3개, 알프스 1개, 가족이야기 5개, 그 외에 유럽 캄보디아 

중국여행 등의 사진을 편집한 파일 등 모두 19개 파일이다. 19개 파일을 모두 보려면 약 13시간이 걸린다.

 

동영상 편집은 애초의 사진작업 계획엔 없는 거였다. 슬라이드쇼까지가 원래의 계획이었고 작업 마지막엔 사진집도 열 권

 쯤 만들 생각이었다. 그런데 두 번의 슬라이드쇼 작업이 끝난 후 광주에 사는 지인이 미얀마 사진을 동영상으로 편집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는데 그 작업을 하면서 내 사진도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시작한 게 지난 해 

7월이었다.

 

내가 사용하는 슬라이드쇼 프로그램은 결과물이 exe파일인데 사진원본이 그대로 나타나는 장점과 편집의 편리성 등이 

있지만 반드시 컴퓨터를 통해 실행해야 하고 인터넷이나 핸드폰 등에서는 볼 수가 없는 단점이 있다. 물론 동영상도 만들 

수는 있지만 화질이 많이 떨어지고 다양한 동영상 편집이 불가능하다. 반면 동영상 프로그램은 작업결과물을 Full 

HD까지는 막바로 TV에 꼽아서 볼 수가 있고 인터넷이나 핸드폰 등에서도 자유로운 장점이 있는 반면 최소한 초당 

30컷이나 60컷이 떠야 하니 결과물이 엄청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처음엔 슬라이드쇼 편집에 사용한 사진이 있으니 그대로 사용하려고 했는데 그걸 그대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었고 그래서

 원본사진을 다시 작업하고 슬라이드쇼와 마찬가지로 사진을 선택하고 순서를 정하는 등의 힘든 일들을 해야 했다. 1년 

계획으로.

 

금년(2021년)7월이면 마칠 거라는 계획은 자꾸 늦어져서 8월이 가고 9월이 가더니 결국 10월이 되어서야 끝났다. 동영상을

 만들면서 10권의 사진집을 만들겠다는 생각도 접었다.(언제 다시 발동이 걸려 책을 만들지도 모르겠지만)

 

만든 동영상은 한라산의 4계 5개, 아름다운 제주 4개, 가족이야기 5개, 히말라야 3개, 알프스 1개 등 모두 18개 파일이고

13시간 분량이다.

 

편집한 동영상은 3가지 mp4와 한 가지 mp3 파일로 저장했다. 4K-30fps과 4K-60fps, 그리고 1080과 360 파일 등이다.

 어제 내 형제들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가족이야기를 제외한 Full HD급 동영상을 64GB USB에 담아 보냈다. 언젠가는

(이미 나와 있는지도 모르지만) 노트북을 연결하지 않고 TV에 직접 USB를 꼽아 4K를 실행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만 

아직은 아니어서, 그리고 65인치 TV로는 Full HD인 1080로도 충분해서 그리 담아 보냈다. 부산의 한 분은 4K를 원해서

 128GB USB에 한라산의 4계와 아름다운 제주를 넣어 보냈다. 그것만으로도 117GB가 되어 더 담을 수가 없었다. 40~50분

짜리 UHD 동영상은 30fps가 25GB 60fps는 30GB가 훌쩍 넘으니 예전 HDD컴퓨터로는 편집한 동영상 파일을 저장하는

 데도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지금 사용하는 컴퓨터로도 2시간~ 3시간이 걸린다.

 

요즘 군대생활보다 두 배도 넘는 시간을 작업실에서 지냈다. 밥 먹고 이군이 끓여주는 커피 한 잔도 거기서 마시지 않고 

작업실에 들고 가서 컴퓨터 일 시키며 마셨다. 작업 막바지엔 밤에도 컴퓨터에 일 시켜놓고 눈을 붙였고 지난 1주일간은 

하루에 16~18시간씩 작업을 했다. 나도 힘들었지만 말도 못하는 컴퓨터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무리했는지 요즘 들어 부팅

 때 버벅거리기도 한다.

 

10월 6일, 모든 작업이 끝났다. 작업결과물은 물론 원본사진과 편집 프로젝트까지 두 개의 외장하드에 저장했다. 작업 

마지막 날 이군이 부쳐주는 김치부침개와 막걸리를 마시면서 이젠 죽어도 한이 없다고 농담했더니 이군이 기겁을 한다. 

죽긴 왜 죽어, 80살에 안나푸르나를 한 번 더 가야 하고 알프스도 더 가야 하는데 ~~~~ㅎㅎㅎㅎ

 

슬라이드쇼나 동영상 편집을 함께 하고 싶은 분은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란다. 그동안 나름대로 터득한 노하우를 

공유하고 덕분에 나도 더 공부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2021년 시월

 

홈지기 올림



64GB USB-여기에 13시간 분 Full HD 동영상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