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지코지의 봄제주에 오던 해인 1986년 봄, 제주시에서 버스를 타고 성산을 향하다가 종달리에서 내렸다. 그리고 해변을 따라 걷고 걷다가 여기를 발견하고는 넋을 잃었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누군가 그랬다. 간첩도 남파되면 우선 여기 와서 사진부터 찍는다고. 그 후 해마다 봄이 되어 유채꽃이 피면 여기 와서 사진을 찍었다. 섭지코지가 "개발"되어 이 풍경이 전설이 될 때까지 찍었다. Mamiya Universal, sekkor 65mm, RDP
서우봉에서-봄이 되면 보리와 마늘만 녹색으로 덮였던 서우봉이 1997년 봄엔 화사한 노란색 유채꽃으로 덮였다. 이 해 '유채꽃대잔치' 행사를 서우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함덕해변에서 열었기 때문에 전 해 가을에 미리 마늘과 보리 심지 않고 유채만 심었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한라산과 바다와 유채꽃을 여기보다 아름답게 찍을 데는 없다. 더구나 서우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함덕바다의 물빛은 비취빛으로 아름답다. 다음 해에도 서우봉 곳곳에 유채꽃이 피긴 했지만 이 해처럼 뒤덮은 적이 없었고 지금은 아무 것도 심지 않은 빈밭이 여기저기 보인다. 이제 얼마 있으면 여기에도 호텔이 들어서고 커피집이나 술집도 들어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