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멀로리(George Leigh Mallory)

201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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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

왜 에베레스트에 가느냐는 질문에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Because It’s there)‘라는 말은 알고 있었는데 그 말을 한 사람이 조지 멀로리(George Leigh Mallory)라는

사람이라는 건 최근에야 알았다. 난 이제까지 에베레스트를 처음으로 등정한 힐러리(Edmund Percival Hillary)가 한 말이 아닐까 했었다. 


힐러리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선 것이 1953년인데 멀로리는 그 보다 무려 30년 전인 1924년에 에베레스를 오르다가 실종되었다고 한다.

이제까지 조지 멀로리에 대한 영상을 본 적이 없다가 얼마 전 1999년 BBC에서 탐헙대를 조직해 멀로리의 산행코스대로 탐색해 나가는 기록영상을 봤는데(유튜브-

lost on everest-the search for mallory & irvine) 이 영상을 보면 해발 8.500미터에서 그의 시신이 발견된다. 그가 실종된 지 무려 75년만이다. 시신이 멀로리라는 건

그가 입은 셔츠의 소매 안쪽에 Mallory라고 쓴 선명한 글자가 증명하고 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멀로리는 에베레스트를 오르다가 사고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BBC의 추정은 다르다. 그의 고글이 접혀서 주머니에 들어있는 걸 봐서

그는 야간에 사고를 당했다, 그리고 그가 정상에 도착하면 그의 아내의 사진을 거기에 묻겠다고 했었는데 주머니 어디에도 그 사진이 없는 걸로 봐서 그는 정상에

도착한 후 하산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사실이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힐러리보다 30년 전에 그가 최소한 해발 8,500미터까지 갔다는

것만으로도 산악인으로써 존경받을 만하다는 생각이다. BBC 외에 멀로리에 대한 영상물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만든 것도 있다.


이제까지 나온 산악영화는 거의 다 봤다. 특히 산악영화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워낙 영화를 좋아해서 많은 영화를 보다보니 그렇게 되었고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연한

‘클리프 행어(Cliffhanger-1993’) 외에는 나름대로 재미도 있고 감명도 받았다. 가장 감명 깊었던 영화로는 단연 ‘노스페이스(Nordwand, North Face, 2008)다.

알프스의 3대 북벽 중 하나로 현재까지도 가장 등반하기 어려운, 등반 역사상 사망자가 가장 많은 곳인 아이거 북벽을 오르는 주인공을 그린 이 영화는 아마 서너 번은

본 것 같다.


지난 해 12월 17일, 바로 전날 개봉한 국산 산악영화 ‘히말라야’를 이군과 함께 봤다. 인디카포럼에서 강의했다고 받은 문화상품권 두 장을 매표소에 냈더니 ‘노인장’이라고

거스름돈까지 내줘서 그 돈으로 큼직한 팝콘도 샀다. 이군에게 말했다. ‘노스페이스’나 ‘K2’ 같은 영화보다는 아무래도 2% 부족할 것이니 그렇게 알고 보라고.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기대와 달리(!)몇 번이나 눈물을 흘렸다. 슬픈 장면이 아닌데도 루클라비행장을 보면서도 탐세루크를 보면서도 가슴이 뭉클했다. 몇 년 전 바로

그 앞에서 삼각대를 세우고 셔터를 누른 기억 때문일까. 그런 감정에 ‘베테랑’의 황정민이 그리고 ‘해적’의 이석훈 감독이 손을 잡았으니 나도 어쩔 수가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산악영화가 더 나왔으면 좋겠다. 내가 안나푸르나에 다녀온 후 불과 9일만에 바로 그 안나푸르나에서 두 대원과 함께 실종된 박영석 대장의

이야기나 이번 ‘히말라야’에서 박무택 씨를 구하러 갔다가 죽은 박정복 씨의 우정을 그린 영화여도 좋겠다.



02016.01.12 17